"거지에서 시인으로"
(6. 30. 2013)

사람은 부족감에서 위기를 느낀다. 외모가 부족하다, 스펙이 부족하다, 돈이 부족하다. 부족감이 지속되면 원망하기 시작한다. 못난 부모 때문이다,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렇다, 이 나라에 태어나서 이 꼴이다. 다 이런식이다.

노이마르크라는 20세 청년이 있었다. 등록금을 어렵게 모아 학교에 가지고 가는 중이었다. 노상강도를 만났다. 있는 돈 전부를 빼앗겼다. 대학 입학은 취소되고, 알거지가 되었다. 도시와 도시를 넘나들어 구걸하며 20대를 시작했다. 원망할 강도는 찾을 수도 없었다. 믿음 잃지 않고 기도했던 것 한 가지. "살아날 길을 찾게 해 주옵소서."

추운 겨울, 목사였던 친구가 그를 불쌍히 여겨 한 판사 댁 가정교사 자리를 소개해줬다. 어렵게 다시 대학에 들어간 그는 법학을 공부하며 시를 썼다. 그 시에 감동한 독일 공작은 그를 추천하였고, 그는 독일 궁정시인이 된다.

그가 스무살 거지였을 때 지은 찬송이 있다. 찬송가 312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이다. 오직 하나님만 내 길을 여실 수 있다는 깨달음의 가사가 2절에 나온다. "너 설레는 맘 가다듬고 / 희망 중 기다리면서 / 그 은혜로신 주의 뜻과 / 사랑에 만족하여라." 20대 거지가 시인이 되는 길이 여기에 있다. 이 찬양을 부르며 이렇게 기도해보라. "살아날 길을 찾게 해 주옵소서." 곧 시를 쓰게 될 당신을 기대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