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칼럼25 “남자에게 오신 예수
(1. 21. 2015)

 

김건모의 핑계도 있지만, 포맨의 핑계도 있다. ‘신촌을 못가’, ‘가수가 된 이유등 애절한 표현을 음악에 담아낸 민연재 작사가의 작품이다. 이 가사에서 그는, 헤어진 후 미안한 마음조차 들지 않는 남자의 차가운 가슴을 보여준다. “입을 맞추면서 아무 맛도 못 느꼈던 나의 맘을 용서하지마”, “어쩜 미안하단 말도 핑계야음악 속의 남자는 자신의 행동과 마음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아는 듯하다. 그러나 미안하지 않다. 머리 속으로는 알겠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 감각이 사라진 삶. 남자의 삶이다.

 

남자는 아무에게도 미안하지 않을 수 있다. 남자는 삶을 게임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이기고 지는 데에 미안함이 어디 있나? 그 생각이 깨지기 전까지는 남자는 결코 남에게 미안해하지 않는다. 잘못하면? 보상하면 되는 것이다. 처벌하면? 맞으면 되는 것이다. 심지어 죄를 지어놓고도 평생 벌 받고 살면 되는 것 아니냐!”라며 책임 질 수 없는 막말을 한다. 말로, 위세로, 몸으로 때우는 무식한 사람이 남자다.

 

다윗은 미안함을 느끼지 않는 남자였다. 다윗은 유부녀와 불륜을 저지르고, 그 남편까지 간접 살해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다윗은 미안해하지 않는다. ? 다윗에겐 이것도 게임이다. 축구 게임에서 반칙을 하면 어떻게 하는가? “나 반칙했어요!” 손 드는가? 심판이 휘슬을 불기 전까지 그냥 달린다. 어떻게든 반칙 안 한 척하고 달린다. 미안? 그런 건 없다. 게임에서 이기면 된다. 그게 남자다.

 

다윗의 부하들이 고발하고, 밧세바가 소리치고, 그녀의 남편이 살아 돌아온들 다윗이 사과했을 것 같은가? 어리석은 기대감이다. 남자는 사람과 싸우면 절대 반성하지 않는다. “시시비비만 가리려고 한다. “불륜 저지른 건 맞지만 여자도 허락한 거 아니냐”, “나만 잘못했냐? 아내 교육 잘못시킨 남편도 잘못 있다라며 게임을 유리하게 끌고 갈 생각만 한다. 반성? 진심? 그런 건 없다. 기억하라. 심판과 처벌, 감시와 훈계로는 남자를 진심의 순간으로 이끌어낼 수 없다. 남자의 진심은, 하나님을 만나야 살아난다.

 

남자의 이 게임은 언제 끝나는가? 게임으로 이길 수 없는 존재를 만나야 깨진다. 세상의 모든 대상이 다 만만하게 보였다. 그런데 남자를 압도하는 존재를 만날 때 그 벽이 깨진다. 다윗의 범죄는 결코 이슈화되지 않을 범죄였다. 그는 왕이었다. 다윗의 행동에 대해 아무도 시비 걸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선지자 나단이 다윗을 공개적으로 책망한다. 다윗은, 더 이상 숨길래야 숨길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 책망의 뒤에 하나님이 계심을 깨닫는다. 그제서야 게임을 중지한다. “다윗이 나단에게 이르되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 하매”(사무엘하 12:13)

 

, 모든 죄악이 폭로되었다. 남자가 책임져야 할 순간이다. 성경은 그것으로 끝나는가? 남자는 이제 죄값을 치르면 되는 것인가? “나단이 다윗에게 말하되 여호와께서도 당신의 죄를 사하셨나니 당신이 죽지 아니하려니와…”(사무엘하12:14) 용서? 웬 갑자기 용서인가? 말 한마디로 회개하면 끝인가? 죄에는 대가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맞다. 그래서 다윗 대신 누군가가 죽었다. 나단은 말한다. “당신의 낳은 아이가 반드시 죽으리이다”(12:14)

 

남자는 그 때에 또 한 번의 만남을 경험한다. 다윗의 모든 책임감과 죄악을 끌어안고 대신 죽으신 분. 미안함이라고는 결코 모르는 다윗의 겉멋을 녹이기 위해 십자가로 가셔서 뜨거운 피를 흘리신 분. 다윗의 자녀의 죽음은, 예수님의 죽음을 말한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은 그렇게 말없이 남자를 위해 죽으셨다. 남자의 차가움은, 예수님의 죽음 앞에 녹아 내린다. 여전히 변하지 않는 남자의 차가운 삶, 바로 당신을 위해, 예수님은 그렇게 이 땅에 오셨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안함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갈수록 모든 감각이 사라져간다고 생각될 때, 예수님을 부르라. 남자는 그때부터 따뜻해진다. 남자는 그 때부터 미안해진다. 끊을 수 없는 핑계의 삶을 녹이는 예수님의 용서를 만나라. 남자는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다. 남자는 예수님께 용서받아야 한다. 남자의 사랑은 그때부터 다시 시작한다. 오늘 핑계를 들으며 남자의 차가움을 느끼라. 그리고 그 차가움을 녹이신 예수를 묵상하라. 다시 일어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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