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교회 칼럼

"존 레논에게 보내는 편지"(12. 20. 2015)

서창희 2015. 12. 15. 16:33

"존 레논에게 보내는 편지"

(12. 20. 2015)

 

존 레논, 안녕하세요. 당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당신의 노래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음악 중 우리가 가장 익숙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은 "Imagine"일 것입니다. "Imagine there's no Heaven"이라는 가사로 시작하여 당신은 "천국이나 지옥이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모든 사람들이 오늘만을 즐기기 위해서 산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평화로울까요, 모두 형제처럼 살 수 있어요."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노래가 현대인들에게 호소력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인들이 사회의 갈등과 부패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종교가 우리 사회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평화를 파괴한다는 것이 당신이 노래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인 것 같습니다. 당신은 노래만 불렀지만, 당신이 태어나기 전에 정말 그렇게 생각하여 행동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시초는 종교를 거부했던 프랑스혁명이었습니다. 그들은 합리적이고 무신론적인 사회가 평화를 이룩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종교가 사라진 후에도 사람들은 무자비한 폭력을 저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은 절대적인 가치를 필요로 합니다. 사람은 삶에서 하나님을 지워버리면, 다른 대상을 하나님으로 만듭니다. 프랑스는 자유를, 마르크스는 국가를, 나치는 인종을 신으로 만들고, 그것을 기준 삼아, 그 기준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이것은 모두 당신이 노래 부르기 전의 일들입니다. 당신은 노래만 불렀지만, 당신보다 평화를 사랑하고 종교를 미워하며, 실제로 행동에 나섰던 많은 사람들은 그 노래대로 살다가 더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It isn't hard to do(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죠)"라는 가사는, 그렇게 쉽게 부를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흥미롭지 않습니까? 종교가 살인적이라고 주장했던 그 사람들이 그 살인과 압제를 더 많이 저질렀습니다. 저는 이 편지에서 "종교가 맞다, 무신론이 틀리다." 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저는 체제가 아니라 인간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입니다. 인간 밖이 아니라 인간 안에 엄청난 것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 말을 이해하시겠습니까? 그 인간 안에 부패한 무언가는, 자유주의든 공산주의든, 종교이든 무신론이든 어디에서건 튀어나옵니다. 부패한 것은 체제가 아니라 마음인 것입니다. 제가 믿는 성경은 그것을 이렇게 말합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이를 알리요마는"(예레미야 17 9)

 

예수님은 당신이 종교를 비판하기 이전부터 종교 생활에 철저한 사람에 대해 비판하였습니다. "너희 바리새인은 지금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나 너희 속에는 탐욕과 악독이 가득하도다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이가 속도 만들지 아니하셨느냐"(누가복음 11 39) 이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수님은 한결같이 내면을 지적하고 계십니다. 체제로 인간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사실 우리 모두 무언가 내면에 부패한 것이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음란한 창녀를 잡아 예수님 앞에 데려왔던 그들에게 예수님이 하신 말씀은, 우리에게 와서 화살처럼 꽂히는 것입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한복음 8 7)

 

당신과 저는 모두 세상을 밝게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외부가 바뀌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 믿지만, 저는 역사를 통해 그 믿음을 버렸습니다. 기독교인들이 역사 속에서 실패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더 충분히 기독교적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형식이었지 내면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종교였지, 신앙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신앙생활을 진지하게 해보려고 합니다. 내 부패함을 지적하고, 그것을 고치러 오신 참 하나님이자 참 사람이신 예수님을 만나는 경험은 인생에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나는 당신과는 다른 길을 걸어보겠습니다. 당신이 바라던 그 평화의 왕으로 오셨던 예수님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지 않으시고 십자가를 지셨던 예수님을 당신도 만났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