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교회 칼럼2

수컷칼럼17 “성공 모자이크”(11. 26. 2014)

서창희 2014. 11. 24. 23:17

수컷칼럼17 성공 모자이크
(11. 26. 2014)

 

어떤 능력이 있나요?” 이 사회가 남자에게 묻는 질문이다. 돈 버는 능력, 대인 관계 능력, 연애 능력까지 서로 비교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사회는 남자들에게 그런 걸 할 줄 모르면 필요 없다고 속삭이고 있다. “돈 벌 줄 모르는 넌 필요 없어! 분위기 파악 할 줄 모르는 넌 필요 없어! 여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넌 필요 없어!” 이 시대 남자들은 그런 것을 갖추기 위해 뛰다가 지쳐만 간다.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오스트리아 빈의 성공한 궁정 작곡가였다. 명예와 돈을 모두 얻었다. 그러나 스스로 자신의 작품에 부족함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시대의 작곡가 모차르트가 연주하는 소리를 들었다. 음악을 듣는 순간 깨닫는다.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음악이야!” 그는 열등감과 좌절에 빠진다. “더 이상 나 같은 재능이 필요한가? 작곡가는 모차르트 한 사람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난 결코 그를 따라 갈 수 없을 것만 같다. 저 사람은 천재다.” 존재의 근본이 흔들렸다. 우리가 매일 밤 겪는 고민 아닌가? 능력의 부족 앞에 남자들은 모두 죽음을 느낀다.

 

그런데 먼 훗날 조사 결과, 모차르트의 재능은 과대평가되어 있었다는 것이 알려졌다. 11살의 어린 모차르트가 작곡한 곡에는 그가 작곡한 부분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 당시 여러 작품을 편곡 한 것 뿐이었다. 그의 작곡 과정에는 다시 고치고, 대충 적어놓은 일부분을 몇 년씩 묵혀둔 흔적이 발견되었다. 다른 작곡가가 작곡하는 과정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한 모차르트 학자는 모차르트는 주로 돈을 벌기 위해 작품을 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모차르트도 흔히 말하는 개고생을 하며 음악을 했던 것이다. 살리에리는 돈이라도 많이 벌었지, 모차르트는 당시 세상에서 외면당하고, 가난한 살림을 영위해야 했다. 모차르트도 살리에리 못지 않은 고난을 겪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남자의 삶을 완벽한 악보로 그리신 적이 없다. 남자의 악보는 결코 이 땅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미완성의 종류도 다양하다. 재능이 남보다 부족해서 실패하기도 하고, 집안에 돈이 부족해서 꿈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며,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열매를 맺지 못하기도 하고, 1등으로 잘 나가다가 질병으로 뒤쳐지기도 한다. 하나님은 남자에게 이 모든 일을 허용하신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로마서 3:23) 이 땅은 죄로 더럽혀져 있다. 종종 일이 꼬여 영광이 가려지곤 한다. 하나님 나라에서 완벽한 연주를 해보기 전까지, 우리는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 땅에서 각자의 실패, 각자의 아픔, 각자의 불만족들을 감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성경적인 것이다.

 

자꾸 성공만 모자이크하려 하지 말라. 모차르트 삶의 성공만 카피하려 하지 말라. 그곳에도 고뇌가 있었다. 살리에리의 풍요만 뜯어 붙이려 하지 말라. 그곳에도 피 말리는 좌절이 있었다. 능력 따라잡기를 그치라. 성공 모자이크 따위는 그만두라. 아픔이 없는 남자는 없다. 내게 주신 성공과 실패 모두를 받아들이라. 당신이 살리에리인가? 재정적 풍요와 명예를 기쁨으로 받아들이며 끝까지 재능을 펼치라. 당신이 모차르트인가? 궁핍함과 세상의 외면을 딛고 끝까지 악보를 쓰라. 성공을 연주하라. 그러나 실패도, 한계도, 아픔도 같이 연주하라하나님이 당신의 삶 전체를 사랑하신다. 내 삶 전체를 드리는 것, 그것이 성공 모자이크를 벗어난 남자의 온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