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칼럼16 “콩고물은 마귀다”(11. 19. 2014)
수컷칼럼16 “콩고물은 마귀다”
(11. 19. 2014)
재벌 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마지막에 이상한 꽃집이 하나씩 있다. 첨단 사업을 하는 대기업에 웬 꽃집인가? 콩고물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경조사가 얼마나 많은가? 그 모든 결혼식과 장례식에 이 꽃집에서 파는 꽃을 놓도록 구조를 짠다. 자기 회사에서 하는 결혼식에는 다른 꽃을 절대 반입할 수 없게 한다. 그리고 이 사업체를 딸에게, 손녀에게 물려준다. 재벌의 메인 사업은 꽃과 전혀 관계 없다. 그러나 꽃이라는 콩고물이 생긴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생각지 않은 콩고물을 끌어들인다.
원래 하던 일이나 잘 하지 왜 콩고물에 관심을 갖는가? 염려 때문이다. 재벌은 자기 딸 걱정 안 할 것 같은가? 재벌은 재산 걱정 안 할 것 같은가? 돈을 벌수록 염려가 몰려든다. 건강의 염려, 부도 날 염려, 경쟁사한테 뒤질 것 같은 염려가 있다. 그래서 그것을 콩고물로 해결하려 든다. 사업 대충 하고 꽃 장사 하고, 본업을 뒤로하고 자녀 사업 챙겨주는 데에 집착한다. 내 자녀 망할까봐, 내 노후 어려울까봐 두려워서 뒤에서 콩고물을 챙기는 것이다.
남자는 사명으로 부르심을 입었다. 굶어도 좋을 꿈을 향해 돌진해야 남자의 남성성이 살아난다는 뜻이다. 그러나 꿈을 이루다 보면 쏠쏠한 콩고물이 묻는다. 짭짤한 뇌물, 괜찮은 여자, 더 나은 교육의 기회들이 온다. 지금까지 너무 힘들게 달려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자니 나의 건강, 나의 가족이 염려된다. 그래서 이제 좀 챙겨보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업이 여자가 된다. 본업이 내 집 마련이 된다. 본업이 노후준비가 된다. 그렇게 사명을 잃고 헤매기 시작한다. 그것이 남자의 타락이다.
염려로 두려워 떨던 남자가 있다. 솔로몬이다.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열왕기상 3:9) 다윗을 이어 이스라엘 왕이 되었다. 결재해야 할 일은 많고,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아버지 다윗을 이어서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아들로서 좀 편하게 누리고 싶었다. 아버지가 해 놓은 일을 다 망칠까 염려되었다. 그래서 이제 좀 챙기고 싶었다. 콩고물로 먹고 살고 싶었다. 왕으로서 1)건강 챙기고, 2)재산 챙기고, 3)자신을 미워하던 원수들 없애면서 풍요롭게 살고 싶었다.
염려가 많은 그 순간,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뭘 해주길 원하냐?” 물으신다. 솔로몬이 대답한다.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9) 그러자 하나님이 갑자기 매우 좋아하신다. “그 말씀이 주의 마음에 든지라 이에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것을 구하도다 자기를 위하여 장수하기를 구하지 아니하며 부도 구하지 아니하며 자기 원수의 생명을 멸하기도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송사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였으니”(10-11) 사람들은 이 구절을 “솔로몬은 지혜를 구했고, 하나님은 그것이 마음에 드셔서 지혜를 주셨다. 그러니 우리도 지혜를 구하자”라고 해석한다. 너무 얕은 해석이다. 하나님은 지혜만 좋아하시는 분인가? 우리도 지혜만 구하면 다 주신다는 뜻인가? 아니다. 그럼 도대체 왜 그 대답을 좋아하셨는가?
솔로몬과 하나님의 대화를 현대어로 해석하면 이렇다. “하나님, 제가 왕이 되었습니다. 염려되는 것이 많고, 챙기고 싶은 것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게 주신 본업을 더 잘하겠습니다. 내게 주신 이 일을 더 충실히 하겠습니다. 꽃가게 열지 않고 하던 걸 더 잘하겠습니다. 내게 주신 일을 더 잘 할 수 있는 그 능력을 주십시오.” 그 말에 하나님은 이렇게 대답하신 것이다. “바로 그거야! 네가 왕이니까 이제 콩고물을 달라고 할 줄 알았다. 이제 1)건강 챙기고, 2)재물 챙기고, 3)널 미워하던 놈들 없애달라고 말할 줄 알았다. 다 챙겨서 콩고물로 편하게 살고 싶어할 줄 알았다. 그런데 끝까지 내가 맡긴 일에 충성하기 위해 지혜를 달라고 하다니, 바로 정답이다! 바로 그거야!”
남자는 인생에 여러 콩고물을 만난다. “이제 수능 다 봤으니 누리자! 이제 좀 참았으니 마음대로 살자! 이제 스펙 좀 쌓았으니 내 노후도 좀 챙겨보자! 이제 콩고물에 좀 뒹굴어보자!” 기억하라. 콩고물은 남자의 영광이 쇠하는 지름길이다. 아쉽게도 솔로몬은 나중에 여자라는 콩고물 때문에 나라 전체를 망하게 만든다. 솔로몬은 자신의 실패를 통해 마지막까지 이 시대의 남자들에게 외치고 있다. “콩고물은 마귀다!" 오늘, 솔로몬이 당신에게 외치는 소리를 들으라. 소리 내어 따라하라. “콩고물은 마귀다!” 다시 소리내어 가슴에 새기라. “콩고물은 마귀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그 일을 더 잘 하라. 콩고물에 한 눈 팔지 말고 계속 배고픈 그 사명의 길을 걸어가라. 어금니 꽉 깨물고 콩고물을 피하라. 결코 썩지 않는 젊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