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교회 칼럼

"생존을 위해 사는 것도 의미가 있는가"(1. 25. 2015)

서창희 2015. 1. 22. 11:33

"생존을 위해 사는 것도 의미가 있는가"

(1. 25. 2015)

 

대단한 일 원하는게 아니다. 의미있는 일 하고 싶다. 외교관 멋있지 않은가?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은 가슴을 뛰게 할 것 같다. 큰 돈을 버는 대기업은 어떤가? 돈도 있어야 남도 도울 것 아닌가? 난 지금 외교관 같은 명예도 없고, 재정적 여유를 부릴 수 있는 회사에 다니지도 않는다. 매일이 생존이다. 알바 시급 100원 올리려고 사장님과 다투고 있다. 이것 모아서 고시원 월세 내면 끝이다. 결혼은 먼 이야기이다. 세상은 자꾸 의미를 찾으라고 이야기 하는데 의미를 찾을 형편이 안 되는 걸 어떻게 하나. 누구나 의미를 찾고 싶은 갈망이 크다. 그러나 현실은 생존이다. 이것이 억울하다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사는 것도 의미가 있는가? 성경의 대답은 무조건 YES이다. 삶과 사건의 의미부여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삶의 의미란, 옆사람이 '네가 하는 일도 의미 있어'라고 격려해준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이 정도면 의미가 있는 일이야"라고 말한다고 의미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의미의 근원은 하나님이다. 삶의 의미부여는 하나님만이 제대로 하실 수 있다.

 

왜 사람은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가? 1)삶의 목적을 모르고, 2)사건을 종합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1)삶의 목적이 무엇인가? 아이폰 액정의 목적은 적당한 충격에서 폰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 액정으로 벽에 못을 박는다고 하자. 무조건 깨진다. 다 깨진 후 내 시도는 의미없고, 나는 실력없다고 자책한다. 잘못된 행동이다. 왜? 액정이 문제가 아니라 목적이 문제다. 목적을 모르면 우린 모두 의미 없이 깨지게 되어있다. 세상이 당신보고 못도 못박는다고 무시한다. 속으면 안 된다. 액정의 목적은 다른 데에 있다. 2)사건은 어떻게 종합되는가? 액정은 핸드폰을 떠나면 무의미하다. 액정은 휴대폰 전체를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의미를 갖는다. 무엇인가를 종합한다는 것은 결론을 모른 상태에서는 무의미하다. 삶의 종합은 하나님께 있다. 사람은 종합의 능력이 없다.

 

의미를 위해 살다가 생존을 위한 삶으로 바뀐 사람이 있다. 요셉이다. 처음엔 꿈이 컸다. 좋은 옷 입고, 집안도 든든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좋은 대학 로스쿨 가서 변호사 되는 것이 요셉이 찾던 삶의 의미였다. 그대로만 가면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꼬였다. 자기 실수(자만)와 남의 시기(형제들)가 합쳐져서 노예로 팔려갔다. 내탓하기도, 남탓하기도 애매한 고난이었다. 노예가 되었다. 삶이 한 순간에 의미에서 생존으로 추락한 듯하다.

 

요셉의 강점이 무엇인가? 생존의 때에 함부로 의미를 찾으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억하라. 삶의 의미는 1)삶의 목적으로 향하는 과정 속에 2)여러 사건들의 종합을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다. 요셉은 노예가 되었다. 이집트 파라오의 친위대장이었던 보디발의 가정 파출부로 일했다. 요셉은 걸레질 하면서 걸레 속에서 너무 의미를 찾으려 하지 않았다. 보디발의 이불을 정리하면서 이불과 꿈을 너무 연결시키려 하지 않았다. 그냥 걸레질을 했다. 그냥 이불을 정리했다. 어짜피 의미를 못찾을 것을 알았다. 그냥 생존을 위해 살았다. 이것이 중요하다. 그 생존이 하나님께 붙들리면 의미를 갖는다. "하나님을 사랑하는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 8:28) 모든 걸레질이 좋은 의미를 갖게 되는 방법이 있다. 삶의 종합이 하나님께 있음을 믿으면 된다. 그러면 생존도 의미있는 과정으로 변화된다. 이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선언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이다. 의미는 내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다.

 

MBC의 한 리포터가 김연아가 연습할 때 물었다. "무슨 생각하면서 스트레칭을 하세요?" 무슨 대답이 나왔을까? "우승을 마음속으로 그리면서 합니다." "동작을 시뮬레이션 하면서 합니다."라고 해야 김연아답지 않겠는가? 그녀는 대답했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거지" 김연아는 연습 자체에서 너무 의미를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스케이팅의 길을 걷는 그녀의 삶 전체를 종합하지 않고서는 의미를 함부로 부여할 수 없음을 잘 알았던 것이다.

 

커피 알바를 하고 있는가? 너무 커피 타면서 이루고 싶은 꿈만 생각하지 말라. 그냥 커피를 맛있게 타보라. 의미는 하나님이 만드실 것이다. 고깃집 서빙인가? 서빙하면서 너무 철학적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라. 꿈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종합은 하나님께 있음을 믿으라는 것이다. 그래야 오늘의 자유를 찾을 수 있다. 그래야 생존 속에서 기뻐할 수 있다. 의미는 내 책임이 아니다. 하나님 책임이다. 처절한 생존 속에서도 의미를 주시는 하나님을 기대하라.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생존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