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를 만들어주는 사람”(8. 17. 2014)
“출구를 만들어주는 사람”
(8. 17. 2014)
성경은 관계를 함부로 끊는 것을 죄로 여긴다.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로마서 12:18) 내 기분, 내 스타일대로 관계를 맺는 사람은 예수님을 닮은 사람이 아니다.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따라서 화목을 깨는 것은 성경의 정신이 아니다. 관계를 끊는 것은 다 마귀적인 것이다.
왜 화목해지기 힘든가? 사람에게 실망해서 그렇다. 어느 누구나 상대방에게 실망한다. 그러나 실망 중에도 화목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고, 실망 때문에 화목을 영원히 깨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는, 출구를 만드는 능력에 있다.
대학교 새내기 때 같은 교회 여자친구와 교제를 하다가 헤어졌다. 그리고 난 입대를 했다. 100일 휴가를 나와 같은 교회 형제를 만났다. 나는 그에게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었다. 그는 없다고 대답했다. 좋은 자매를 만나보라며 훈훈한 덕담을 나누고 부대로 복귀했다. 복귀 후 교회 다른 자매와 전화 통화를 했다.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그 친구는 나의 이전 여자친구와 내가 헤어지자 마자 이미 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귀기 전에 미리 말하지 않은 것에 한 번 화나고, 휴가 나왔을 때 거짓말 한 것에 두 번 화났다. 죽이고 싶었다.
얼마 후 소식을 들었다. 내가 이 모든 일을 알고 있다는 것을 그 친구가 알았다는 것이다. 내가 화났을 거라 생각하겠지. 본인이 잘못한 것을 본인도 알겠지. 분명히 그는 나와 좋은 친구였다. 그러나 순간적인 이성문제 때문에, 나와 영원히 원수가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그 여자친구를 좋아하면서도, 나와 관계가 깨지는 것을 불안해 한다는 것을 알았다.
한 사람을 너무 좋아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했다. 그리고 난 그에게 출구를 만들어줬다. 그 때 한 창 유행하던 네이트 온으로 말을 걸었다. “잘 지내냐ㅋㅋ” 난 일부러 심각하게 보내지 않았다. “우리 할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좀 만날까”와 같이 무게잡지 않았다. 일부러 “ㅋㅋㅋ”를 많이 붙였다. 그에게 내가 던진 관계 구원의 밧줄이었다. 명심하라. 관계를 회복할 때 절대 무거워져서는 안 된다. 절대 진지해지면 안 된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 일을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먼저 말했다. “왜 말 미리 안했냐 짱나게 ㅋㅋㅋㅋ 서운하네…” 내가 만들어준 출구에 그가 대답했다. “야 진짜 미안.. 이렇게 하려던게 아니었는데…” 그는 그 자매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 물론 나는 아직 솔로지만… 친구와 화목하게 하신 주님을 찬양할 뿐이다.
예수님은 언제나 출구를 만들어주시는 분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잘못한 것 다 아신다. 우리가 쩔쩔매고 있는 것 다 아신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예배 중에 출구를 만들어 주신다. “뻔뻔하게 주님앞에 나가야합니다” “우린 모두 죄인입니다. 다 똑같습니다.” 죄가 너무 무거워도, 일부러 목사님 말씀을 통해 계속 내가 잡을 수 있는 메시지를 가볍게 던지신다. 그 메시지를 잡았기 때문에 우리가 살 수 있었던 것이다.
상대에게 출구를 만들어 주라. 상대는 당신에게 잘못한 걸 이미 알고 있다. 당신이 화난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너 잘못했다고, 나 화났다고 바보같이 말하려 들지 말라. 이미 다 안다. 진지모드에서 벗어나 구원의 쪽지를 던지라. 구원의 카톡을 던지라. 그가 가볍게 그 카톡을 붙잡을 수 있게 하라. 출구를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라. 예수님이 카톡을 하신다면 분명히 그런 식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