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기억해야 기쁘게 순종한다”(7. 30. 2017.)
“바닥을 기억해야 기쁘게 순종한다”
(7. 30. 2017.)
출애굽기 20:2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십계명을 주신다. 10가지 계명 전에, 하나님이 자신을 소개하시는 부분을 십계명 ‘서언’(序言, preamble)이라고 한다. 서언의 내용이 특이하다.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출애굽기 20:2) 이상하다. 천지를 창조한 하나님, 전능한 하나님이 더 멋있지 않은가? 하나님은 그런 말 대신, 이집트에서 구원하신 구원의 하나님으로 자신을 소개하신다.
순종의 비밀이 여기에 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노예였음을 기억하길 원하셨다. 이집트에서 벽돌 쌓다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였음을 기억하게 하시는 것이다. 순종은 율법의 난이도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정체성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달려있다.
크리스천 공동체에서 훈련을 받은 엘리트 대학생이 있었다. 나는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라고 배웠다. 세상의 빛이 되기 위해 기업에 입사했다. 들어가자 마자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 서로 존중하는 공동체에서, 서로 물어뜯고 욕하는 기업으로 오니, 정체성에 혼란이 생긴 것이다. 회사에서 듣는 말 한마디가 너무 힘들어서 곧 회사를 그만두었다.
똑같은 신앙의 청년이 있었다. 많이 놀았다. 많이 굴렀다. 그러다보니 교회에서 ‘내가 죄인이었음을’, ‘내가 죄의 노예였음을 기억하라’는 말이 가슴 깊이 느껴졌다. 그 정체성을 가지고 새사람이 되어 회사에 취업했다. 상사가 한마디 하는데 별 감흥이 없다. 난 그것보다 더 큰 죄인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능력이 없었기에 무능력을 탓하는 것도 상처가 되지 않았다. 일이 힘든 것이 아니다. 율법이 어려워서 순종 못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바닥이 깊은 사람이 즐겁게 일한다. 죄의 바닥을 깊이 체험한 사람이 즐겁게 순종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인가? 좋다. 그러나 동시에 기억하라. 당신의 죄는 지긋지긋했고, 끔찍했다.예수를 죽이는 방법 외에는 처리방법이 없을 정도였다. 당신은 죄의 노예였다. 죄의 처벌에서 벗어난 것만으로 천만다행임을 느끼는 바닥의 은혜가 있는가? 죄인된 마음을 기억해야 기쁜 순종이 가능하다. 십계명 서언을 기억할 때에 율법을 즐거움으로 순종할 수 있다. 나의 잃어버린 바닥을 다시 회복하라. 똑똑히 그 바닥을 마음에 새기라. 내 삶은 거저 얻은 것이다. 은혜이다. 죄인의 마음으로 순종하자. 죄인의 정체성에서 순종의 능력이 나온다.
[1-2] 출애굽기 20:2를 읽어봅시다. 하나님은 십계명의 초반부에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십니까?
[3-4] 나와 주변 사람들은 일이 힘들고, 율법이 힘들어서 많은 핑계를 대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연 일의 난이도 때문일까요? 자신의 정체성을 다르게 인식함에 따라, 일을 대하는 태도와 에너지가 달라졌던 경험을 나누어봅시다.
[5] 하나님의 자녀임을 인식함과 동시에, 내가 잊지 말아야 할 내 삶의 바닥은 무엇입니까? 특별히 내 삶에 불순종과 불평의 핑계 속에 숨겨진 나의 높아진 정체성은 무엇입니까? 다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겠습니까?